1. 믹스셋, 믹스테입, 플레이리스트 등의 최대 장점은 일일이 선곡할 필요가 없고 흐름도 끊기지 않은 채 감상을 계속 이어갈 수 있다는데 있다. 무엇보다 그런 실용적 측면 말고도 개별 곡들이 같은 무대 위에서, 그러니까 신곡과 구곡, 장르 등의 구분 없이 동등한 감상(내지는 평가)의 기회를 받는다는 것이 최대 장점인 것 같다. 숨은 곡의 재발견이란 것도 같은 말일텐데 그 뮤지션이 누구인지(남성인지 여성인지, 흑인인지 백인인지 등), 언제 나온 노래인지, 어느 나라 곡인지, 어떤 장르인지 같은 정보와 그에 수반된 일체의 선입견이 없이, '무지의 베일'을 가린 상황에서 리스닝의 기회를 얻는다. 처음 듣는 믹스셋의 수록곡은 대개가 태반이 모르는 노래이기 때문에 발견의 즐거움과 더불어 생활의 배경 음악이 늘어남으로써 얻는 만족감이 크다. 산책을 하거나 단순 작업을 할 때는 그래서 새로운 믹스셋과 익숙한 믹스셋을 반반의 비율로 듣는다. 그래서, 어쨌건간에 직접 만들어본 믹스셋중 하나.

 

 

2.

옛 기억이 하나 떠오릅니다. 데뷔하고 얼마 되지 않았을 때 한 베테랑 편집자에게 "평론은 같은 판매 부수의 소설에 비해 열 배 정도 영향력이 있답니다. 열심히 하길 바랍니다."라는 격려의 말을 들었습니다.

일본이 특이하긴하다고 느낀 대목. 상황이 이래서인지 아즈마 히로키는 신인 평론가를 데뷔('등단'이 아니라) 시키기 위한 비평 컨테스트를 주최하고 그 특전으로 자신이 발간하는 잡지에 지면을 내준다. 동인지를 통해 데뷔하는 아마추어 평론가의 숫자도 많고 그중에서 프로가 되는 예도 많다고 하니 확실히 평론이 '읽히는' 사회라는건데 이런 풍토는 어떻게 가능한걸까.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