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 추락 사건을 두고 특종을 보도하려는 지방지 기자들의 분투를 담은 영화. 주인공인 베테랑 기자 유키는 사고관련 보도 전권을 쥔 총책임자가 되는데 그가 싸워야할 상대중에는 중앙일간지뿐만 아니라 그의 상사이기도한 데스크 3인방과 경영진도 있다. 재밌는 것은 오쿠보-연적 (오쿠보 살인사건과 연합적군의 린치와 아사마산장 사건) 보도로 스타가된 그의 선배인 데스크 3인방이 유키를 방해한다는 점인데 여기에는 자신보다 후배가 더 잘 나가도록 둘 수 없다는 묘한 경쟁심리가 작용하고있다. 데스크 3인방 중 하나인 엔도 켄이치가 '지방지 기자는 패배해도 패배했다고 인정해서는 안된다'는 인상적인 대사를 하는데 늘 중앙지와 경쟁, 아니 사실상은 늘 중앙지에 인력도 사건도 다 뺏기는 형국이기때문에 자존심이 없이는 지방지에서 버틸 수 없다는 열패감이 그대로 드러나고있다. 무엇보다 한자와 나오키로 대박을 친 사카이 마사토가 츠츠미 신이치 바로 밑에 서브주인공으로 나오는데 한자와 나오키에서도 그의 친구인 콘도로 나왔던 타키토 켄이치가 여기서도 사카이와 함께 직접 현장에서 구르는 취재기자 콤비로 나온다. 그리고 공교롭게 여기서도 콘도처럼 정신적으로 무너진다. 그 후에는 오노 마치코가 타키토 다음으로 사카이와 현장 취재를 하는 기자로 나온다. 


이 영화의 클라이맥스는 사건을 다루는 유키의 태도에 있다. 빌리 와일더의 ace in the hole에서 지방지 발행인이 늘 강조했던 더블 체크의 중요성을 금과옥조로 여기는 그는 비행기 추락의 원인에 대한 보도를 할 것인가의 여부를 두고 오보 가능성에 대한 저어때문에 끝내 포기하고마는데 다음날 중앙일간지인 마이니치가 이를 보도하고만다. 데스크는 그의 이러한 주저하고 회의하는 성향과 윤리적 태도를 두고 가장 중요한 결정 앞에서 늘 도망가고마는 겁쟁이라고 그를 몰아붙인다. 언론의 중요한 도덕적 딜레마를 다루고는 태도가 (물론 미화는 있겠지만) 지금 우리하고는 너무 달라서 약간 신기해보일 지경이었다. 그러니까 이 영화에서 유키는 두번의 패배를 하고만다. 늘 가정보다는 일에 매달리는지라 그의 아내는 아들을 데리고 타국으로 떠나버리는데 그렇게까지 일에 헌신함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일터에서 동료들로부터 계속 견제를 당하고 결과적으로도 명백히 실패해버리고 말기 때문이다.


이렇듯 실패의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시종일관 팽팽하고 조직내 권력관계의 암투와 경쟁사간의 보도경쟁을 매우 리얼하게 보여준다. 특히 초반 편집국의 분주함에 대한 묘사는 매우 뛰어난 편인데 점프컷과 줌인줌아웃의 적절한 활용으로 긴박감을 잘 살리고있다. 단점이라면 현재 시점에서 죽은 동료인 안자이의 아들과의 등산장면이 본 줄기와 잘 붙지않고 결국 끝까지 보고나면 안자이가 영화에서 별다른 역할을 하지않은채 그냥 사라지고만다는 것. 기억에 남는 대목은 휴대폰도 인터넷도 없는 80년대 취재기자들의, 지금보면 매우 원시적인 보도연락체계와 비상통신망 묘사. 힘들게 산에 올라가서 현장을 취재한다음 다시 내려와서 여관의 전화를 붙들고 데스크에 보고한 다음 다시 또 산을 올라간다. 등장인물이 상당히 많은 영화인데 일본의 중요한 주조연배우는 거의 다 나오는듯 싶고 다들 기본 이상은 해내고있다. 야마자키 츠토무 특유의 관객으로하여금 혐오스러움을 느끼게하는 악역 연기도 여기서 다시금 빛을 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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