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아르 센터에는 버블 인뎀니티라고 불리는 매상이 높은 탄산수 매장 외에도 테라스용 가구 아웃렛 매장 라운지 굿 바이, 향수와 화장품을 파는 몰 티즈 플래컨, 뉴욕 스타일의 델리 레이디 앤 더 록스가 있었다. 522p

역주(譯註)가 각주 형식으로 촘촘히 박혀있는 본서에서 어쩐 일인지 여기엔 각주가 없는데 사실 위 문장은 실재하는 미국 영화 제목을 이용한 언어유희다. 'Bubble Indemnity'는 제임스 M. 케인 원작, 빌리 와일더 연출의 Double Indemnity(1944), 'Lounge Good Buy'는 레이먼드 챈들러 원작, 로버트 알트먼 연출의 Long Goodbye(1973), 'Mall Tease Flacon'은 대쉴 해밋 원작, 존 휴스턴 연출의 Maltese Falcon(1941), 'The Lady 'n' the Lox'는 역시 챈들러 원작, 로버트 몽고메리 연출의 Lady in the Lake(1947)를 가지고 부린 말장난이다. 모두 대표적인 하드보일드 소설이자 이를 원작으로 한 느와르 영화들.

 

"저 바보 자식은 80년대의 뽀빠이 도일이 되고 싶은가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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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349. Popeye Doyle. 실제 뉴욕 마약강력반 형사를 소재로 1980년대에 큰 인기를 끌었던 텔레비전 영화.

'뽀빠이 도일'은 윌리엄 프리드킨의 <프렌치 커넥션>(1971)의 주인공 형사의 닉네임이고, 이 영화의 인기를 바탕으로 만들려던 tv 드라마 시리즈의 파일럿 에피소드가 86년에 나온 텔레비전 영화다. 하지만 결국 이 한 편을 끝으로 시리즈는 제작되지 않았다. 71년작에서 도일의 상사 역으로도 나왔던 실제 경찰 출신 배우가 이 캐릭터의 원형이라고 한다. '큰 인기를 끌었'다면 파일럿으로 끝나지 않고 시리즈가 제작되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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